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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7 Paris, France

20170201 첫번째 날 일기 (Seoul→Paris)

 

떠난다! 여기는 인천공항 :)

 

짐싸고 마무리하느라 11시 넘어 잠들고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부지런히 공항에 갔다. 바로바로 체크인하고 보안검사해서 비행기타니 am 9:05, 그리고 45분에 비행기가 떴다. 그때부터 12시간 비행. 대한항공에서 수속해서 에어프랑스를 타고 출발! 기내에 한국인 멤버는 한 명 👩🏻, 나머지는 전부 프랑스인. 👱🏻👱🏻‍♀️ 그래서 시작부터 상당히 긴장했는데 다행히 필요한 서비스도 다 받고 밥도 맛있게 먹었다. (오히려 더 맛있게 먹은듯?) 12시간 비행은 생각보다 쉽지않아서 목이 자꾸 말랐고 내 자리는 하필 또 제일 안쪽이었다 😂 돌아갈 때는 잘 다닐 수 있는 자리를 요청해야겠다.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하니 현지시각으로 1:45pm. 이렇게 날씨가 안 좋을 수가 있나? 할 정도로 날씨가 흐렸다. 얼마나 흐렸냐면 이륙 3초 전까지 땅이 안 보일정도 ☁️🌫💦 재작년 여름, 결혼 준비 중 혼자 이곳에 왔던 오빠는 화창하고 좋은 날에 왔었다던데 극과 극의 체험을 하는 중. 날씨가 많이 추울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한국보다 따뜻하다. 파리 외곽에서 중심부로 들어오니 점점 안개도 걷히고 조금씩 날이 좋아지는 듯.


샤를드골공항 천장. 괜히 더 예술적이고 멋있어보였다.

먹고 싶었지만 그림의 떡처럼 쳐다봤다. 다시봐도 군침도는 자판기

#paris #metro #RER B 🚃 문은 직접 열어야 함 😂
안내방송은 딱 역 이름만 말함 (아니면 안 말함)

 

이번 여행은 비용 절감이 최우선 목표다. 그래서 숙소도 전부 에어비앤비로 구했다. 첫번째 집은 다 좋은데 체크인이 저녁 7시 😭 공항에서부터 파리북역을 거쳐 Republique 역에서 8번노선 Liberte 역에 도착하니 4시반. 마르쉐에서 생수 1.5L 한병사서 약속장소인 Clinique de Bercy 앞에 도착하니 5시 .. 그때부터 노숙이 시작됐다. OTL... 우아한 여행이 아닐거라는건 알고있었지만 시작부터 짐들고 지하철 2번 갈아타고 동네를 한참 걸어서 2시간 기다리기 라니 😫 병원 앞 벤치에서 얘기하고 비행기에서 따로 챙긴 샌드위치 먹고 기다리다 5시 반 쯤 되니 날이 추워진다. 카페라도 들어가고싶은데 카페들이 모여있는 메트로가 너무 멀다. 거기까지 갈 힘이 없다. 한국시간으로는 깨어있기 시작한지 24시간이 되어갔다. 당연히 힘들 일이다. 그래서 철판깔고 병원에 들어갔다.

#paris #nightview 지친 우리에겐 넘나 추움 😱 길 건너면 맥도날드가 있지만 건너는 법을 모름 😫

이 동네는 약간 파리의 #은평구 같은 느낌이다. 외곽느낌? 우리가 들어간 병원이 Clinique de Bercy 클리니크 드 베르시? 버시? 인데 서부병원처럼 작은 종합병원 인듯. 넓지않은 로비에 큰 캐리어를 가진 동양사람 둘이 앉았는데도 눈길도 안 준다. 나가라는 소리를 들을 각오로 들어왔는데 의외다. 한참 앉아있으니 졸려와서 눈을 감고있었는데 갑자기 카운터를 보던 마담이 불어를 우리에게 쏟아낸다. 당황해서 남편을 쳐다보자 남편이 잽싸게 "We can't speak French. 😣" 그랬더니 마담이 짧은 영어로 너희 아픈거 아니냐 괜찮냐고 물어본다. (는 건 추측 ..) 괜찮다고 하니 다시 우리를 두고 하던 일을 계속한다. 과연 박애의 나라라며 남편과 감탄. 👏🏻 하며 한숨 놓았다.

내 생애 이렇게 시간이 안 가기는 처음이다. 인터넷도 느리고 딱히 할 것도 없어 눈을 감았다. 난생 처음으로 시간의 결을 느껴본다. 아주 아주 푹, 온전하게 잠들었다. 와 너무너무 푹 잤다 ! 몇시지? 3분 지났다. 😭😭 다시 눈을 감아본다. 이번엔 더욱 푹 잤다. 몇시지? 1분 지났다. 😱

한국에서라면 시간을 죽일 뭔가를 하면서 보냈겠지만 여기서는 온전히 그 시간을 감당해 낼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 가져온 책은 비행기 안에서 벌써 다 읽었다. 술술 읽히는 책을 가져온 탓이다. 좀 더 어렵고 천천히 읽을 수 있는걸 가져올걸. 이래서 조정래작가님이 말했듯 옛날에는 문학이 유희의 왕이었나보다. 러시아에서는 기나긴 겨우내내 읽을 책의 수요때문에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거장들의 장편 걸작이 나왔다던데 몸으로 이해가 된다. 핸드폰으로 뭘 하기에는 한국과 비교해서 인터넷이 턱없이 느리다. 🐢🐢

또 하나, 메트로에서부터 병원까지 여성들의 신발을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90% 이상이 낮고 걷기 편하면서 예쁜 신발을 신고있다. 운동화를 신은 사람들도 많다. 아주아주 드물게 높은 굽을 신은 사람들이 보이는데 오히려 이 풍경에 부자연스러워 보일정도.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다 건강해보인다. 🏃🏻‍♀️🏃🏼 내일 중심가로 가면 더 잘 알게되겠지.

에너지가 거의 다 소진됐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씩씩하게 잘 버틸 수 있었던건
1. 기내에서 밥을 든든히 먹었다.
2. 가방에 챙겨 온 핑거샌드위치가 2개 더 있다.
3. 물을 가지고있다.
4. 신발이 편하다.

We have met our airbnb host, finally 😍
It's time to go HOME 👏🏻👏🏻💕

한국에서 제일 안하던 4가지를 다 하고있으니 세상든든하다. 거기에 남편까지 옆에 있으니 두려울 것이 없다. 다시 병원 밖을 나와 도란도란 얘기하다보니 드디어 7시가 되었다. 👏🏻👏🏻 시간 맞추어 우릴 마중나온 Elodie 엘로디는 너무너무 밝고 따뜻한 사람이다. 병원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 2층이 우리가 만하임 가기 전 3박4일 묵을 곳이다.

호텔경영학를 전공한 Gael 겔과 Elodie의 아담한 스튜디오 한 쪽 방이 우리가 묵을 곳인데 부엌을 중심으로 방 입구가 나뉘어있어 프라이빗하다. 호텔경영을 공부한 사람들답게 화장실이 너무너무 깨끗하고 방은 아담하지만 편안하다. 문을 열면 이 아파트의 정원도 보인다. 무엇보다 이 숙소는 아침을 제공해준다. 준비해 준 아침은 새벽 6시부터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먹을 수 있다. 🍴Gell과 Elodie는 정말 햇살처럼 좋은 사람들이어서 적극적으로 이야기해주고 또 버스노선과 여러 정보를 알려주었다. 나는 지도는 전혀 모르는데 남편이 기가 막히게 보고 데리고 다닌다. 남편 만세! 🤗

첫째날 airbnb 숙소 😍💕 고생했더니 더욱 더 아늑하네 😂


호스트들이 먼저 씻기를 기다렸다가 우리도 씻고 나오니 언제 고단했냐는듯 힘이 조금 생겼다. 🏋🏻‍♀️ 당연한 얘기지만 이곳은 온돌이 없어서 라디에이터로 방의 온도를 높힌다. 덕분에 목이 건조해서 자꾸 깨고있다. 내가 알기로는 이 숙소가 우리가 묵을 곳 중 따뜻한 편인데도 다소 춥다. 중간에 머리 아파하는 날 위해 오빠가 해열제와 침낭을 꺼내주고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어머니가 챙겨주신 패트병에 담아 우리 사이에 뒀다. 이제 살 것 같다. 만하임이 몹시 추울 예정인데 엄마가 챙겨준 온열매트와 어머니의 패트병을 잘 활용해야겠다.

시차적응은 완전 못하는건 아닌데 현지시각 기준으로 새벽 1시부터 2시간 간격으로 깨고있다. 덕분에 어제 쓰다만 여행기를 마저썼으니 나름 좋다. 일정은 1.31-2.18 :) 연락은 카카오톡을 통해 상시 가능하나 다소 늦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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