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아주 짧은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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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_Eunice 유니스
2017. 8. 29. 19:37
어째 하루종일 졸리더니 잠시 엔터식스 한양대에 차를 대두고 나도 모르게 두시간 동안 정신없이 잠을 잤다. 요즘은 어떻게 제한된 시간 안에 연습을 하고 곡을 분석하고 들어야하나 늘 그 고민이다. 많은 일을 하시면서도 훌륭한 연주를 해내는 모든 피아니스트들이 새삼 대단하고 부럽다.
그래서 그런지 어제 꿈을 꿨다. 절친 두오로 알려져 있는 두 여류 음악가가 연주를 마치고 콘서트홀에서 걸어나오던 참에 반가움에 손을 뻗는 남편의 손 안으로, 바이올리니스트가 본인의 악보를 쥐어주었다. 감격한 내가 악보를 펴 보자 그 안에 내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프레이즈와 플롯 구성법이 적혀있었다.
인간은 참 많은 것을 동시에 하고 살아간다. 누군가의 목소리에서 감정을 읽어낸다. 어떤 효과음을 듣고 상황을 파악한다. 음의 높낮이와 앞 뒤 정황을 순식간에 판단해서 이 소리가 '왜' 나는지를 느낀다. 연주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당연히 동시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여러가지가 함께 작용한다. 그렇다. 시간은 시간이되 일상적이지 않은 시간이다. 당연하다.
영화를 찍을 때는 늘 일정표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길고 복잡한 영화가 완성이 되는 것일테다. 그럴테다.